워런 버핏 바이블ㆍ워런 버핏, 리처드 코너스(지은이)ㆍ이건(옮긴이)ㆍ 신진오(감수)
바쁘면 이것만
1. 버핏 지갑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이유
· 플로트는 먼저 현금을 받고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돈을 지칭한다.
· 버핏은 보험회사, 파생 상품에서 지급하지 않는 보험금, 주식 배당에서 플로트를 가져온다.
· 그의 투자 성공은 이렇게 다양한 플로트로 인한, 현금이 마르지 않는 지갑에 있다.
2. '윈윈’을 이끌어내는 버핏의 버크셔 경영 방식
·버핏도 이 현금들을 가지고 처음에는 헐값에 그저 그런 기업들에 투자했다.
·이 전략이 한계에 부딪히자, 찰리 멍거의 조언대로 훌륭한 기업을 적정 가격에 사는 방식으로 투자 전략을 완전히 수정했다.
·또한 그들이 오로지 경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주고, 어려움이 있으면 돕기도 했다.
3. 단순하지만 어려운 현인의 습관
·버핏의 비결은 일, 사업, 투자를 통해 꾸준히 현금이 들어오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 현금으로 추가 투자 거의 없이 꾸준히 수익이 나는 기업을 찾아 장기 투자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을 매수하고 경영진을 임명하기 힘들기 때문에, 버핏은 차선책으로 좋은 기업의 주식을 일부라도 보유하라 권한다.
·친구 찰리 멍거는 "시간 측정기를 갖고 버핏을 관찰하면 버핏의 전체 시간 중 앉아서 책 읽는 시간이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 말한다.
누군가 '즉시' 이익을 내주겠다고 약속하면 '즉시' 거절하라.
워런 버핏 바이블 / 75p
워런 버핏은 세계적인 투자가이자 버크셔 해서웨이의 CEO로, 세계가 인정하는 투자의 대가다. 이 투자의 대가가 직접 쓴 주주 서한과 주주총회에서 한 답변을 모아 투자와 경영의 원칙을 정리한 책이 <워런 버핏 바이블>이다.
1991년부터 2017년까지 약 30년간에 걸친 버핏의 글과 말을 담고 있어서,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과 경영 원칙을 체계적으로 볼 수 있다. 인생, 인간관계, 윤리 등에서 버핏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시각과 경험은 덤이다.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
버핏은 장기적인 가치와 수익성을 중시하는, 스스로 “단순하고, 오래되었으며, 소수에 불과” 하다는 투자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에 보여주는 그의 진정성은 따를 자가 없다고 평가받는다. 대표적인 평가가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버핏의 독특한 별명이다.
일반적으로 성공한 사람을 열정적, 불도저, 추진력, 창의력, 시장을 빠르게 선점한, 시대 흐름을 앞서간 등과 같이 평가한다. ‘불도저’라는 별명이 붙었던 빌 게이츠, ‘미래의 킹메이커’라는 제프 베이조스처럼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에게 굳이 ‘현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런데 워런 버핏은 왜 하필 ‘현인’이라는 독특한 별명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버핏 지갑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이유
책에는 ‘플로트’라는 용어가 많이 등장한다. 플로트는 먼저 현금을 받고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돈을 지칭한다.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돈이니 어떻게 보면 공짜 돈이나 다름없다. 버핏은 이 공짜나 다름없는 돈을 안전한 곳에 투자한다.
여기서 ‘공짜 돈이 말이 돼? 그건 어디서 생겨? 세상에 그런 돈이 있단 말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버핏은 가장 먼저 보험회사에서 공짜 돈인 ‘플로트’를 가져온다. 예를 들어 자동차나 실손 보험은 실제로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바로 이 지급하지 않는 보험금이 플로트가 된다. 버핏의 버크셔는 가이코, 제너럴 리 같은 보험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이 보험 회사 돈의 일부를 활용해 안전한 곳에 투자하는 것이 버핏의 기본 전략이다.
작은 도마뱀이 마스코트인 가이코 보험회사는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헤서웨이의 화수분이다.
파생 상품을 통해서도 ‘플로트’를 가져온다. 예를 들어 10년 안에 미국 주가가 90% 이상 하락하면 돈을 준다는, 보험 비슷한 계약을 맺고 계약금을 받는다. 이 계약금은 10년 안에 주가가 90% 이상 폭락하지 않으면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결과적으로 미국 주가는 특정 기간을 제외하고 꾸준히 상승해왔다. 덕분에 버핏은 파생상품으로 만들어진 플로트를 안전한 곳에 투자했다.
또한, 배당 역시 플로트다. 버핏은 수익이 꾸준히 나는 기업에서 배당을 받아 다른 곳에 투자한다. 코카콜라나 시즈캔디 같은 기업들이 그 예다. 버핏이 보유한 많은 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현금을 만들어 낸다.
종합하면 그의 투자 성공은 다양한 플로트로 인한, 현금이 마르지 않는 지갑에 있다. 엄청난 투자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든든한 지원군과 보급이 끊임없이 나오는 시스템이 그를 자연스럽게 성공적인 투자로 이끌었다.
'윈윈'을 이끌어내는 버핏의 버크셔 경영 방식
그렇다면 버핏은 어떻게 투자했을까? 처음에는 헐값에 그저 그런 기업들에 투자했다. 마치 떨어진 담배꽁초를 피우는 것과 비슷했다. 단기적으로 좋았지만,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았다.
변화가 필요했던 버핏은 결국 영혼의 파트너 찰리 멍거의 조언을 받아들인다. 그저 그런 기업을 헐값에 사는 방식에서, 훌륭한 기업을 적정 가격에 사는 방식으로 투자 전략을 완전히 수정했다.
그 후 버핏의 버크셔 경영은 자본을 적절히 배분하고, 탁월한 경영자를 선발해 매수한 자회사를 맡기는 일이 되었다. 버핏은 좋은 기업을 매수하고 창업주나 유능한 경영자에게 기업 경영을 맡겼다.
워런 버핏(왼)과 그의 영혼이 파트너인 찰리 멍거(오)
또한 그들이 오로지 경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주고, 어려움이 있으면 돕기도 했다. 서로 윈윈하는 이상적인 구조다. 듣고 보면 누구나 이렇게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다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매각되면 경영진이 교체되고, 직원들은 정리해고 당하는 일이 흔하다. 시간이 지나 다시 다른 기업에 비싸게 팔린다. 이 과정에서 기업과 직원들은 만신창이가 된다. 기업이 경쟁사에 매각되면 공중분해 되는 일도 흔하다. 승자는 전리품을 갖고 떠나고, 패자는 빈손으로 집에 가는 방식이다.
이런 사례로 우리나라 ‘쌍용차’ 예시가 있다. 5번이나 매각되는 동안, 기업은 자금난에 빠지고 많은 직원들이 떠났다. 쌍용차는 ‘티볼리’, ‘렉스턴’, ‘체어맨’ 등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계속된 매각으로 기업은 점점 어려워졌다. 심지어 해외 자본 먹튀 논란도 있었다.
계속된 매각에 이은 구조조정으로 대규모 파업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던 쌍용자동차
버핏의 방식이 매우 이례적이다. 시장에서는 이기기 위해 경쟁하고, 반칙을 넘어 상대를 짓밟기도 한다. 버핏은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 시장에서, 서로 윈윈하고 페어플레이를 통해 승리까지 잡았다.
결국 주변을 살피고, 상대방과 협력하고,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고, 기업을 성장시키고, 열매를 나누는 등 자신의 경영 철학으로 세상에 기여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단순한 승자 혹은 부자를 넘어 ‘현인’이라 부른다.
단순하지만 어려운 현인의 습
책 속에 뭔가 특별한 투자 비밀을 기대했다면 굉장히 실망할 것이다. 책에서는 어떻게 투자해야 성공하는지 이런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금융 기법을 이용해 얻은 공짜 돈이나 다름없는 ‘플로트’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온다. 다음으로 버핏 자신이 어떻게 버크셔를 경영했는지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일반 사람이 버핏의 ‘플로트’와 같은 공짜 돈을 갖기는 어렵다. 대신 ‘플로트’와 비슷하게 현금이 항상 들어올 수 있는 무언가를 열심히 해야 한다. 일, 사업, 투자를 통해 꾸준히 현금이 들어오는 방법 말이다.
그리고 버핏과 같이 추가 투자 거의 없이 꾸준히 수익이 나는 기업을 찾아 장기 투자하면 좋을 것이다. 참고로 부채는 공짜 돈이 아니다. 이자가 붙은 남의 돈이다. 버핏이 말한 ‘플로트’ 개념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버핏의 버크셔 경영철학 또한 배워야 할 점이다. 일반 사람이 기업을 매수하고 좋은 경영진을 임명하긴 힘들다. 물론 버핏은 차선책으로 좋은 기업의 주식을 일부라도 보유하라 권한다.
좋은 기업은 끊임없이 생산성을 높여서 수익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자연스럽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워런 버핏의 포트폴리오를 따라 하거나, 버크셔 헤서웨이 주식을 사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마지막으로 워런 버핏의 습관을 따라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버핏과 40년 이상 같이 일한 친구 찰리 멍거는 "시간 측정기를 갖고 버핏을 관찰하면 버핏의 전체 시간 중 앉아서 책 읽는 시간이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 말한다. 90이 넘었지만, 그는 끊임없는 학습으로 발전하고 있다. 버핏의 투자 방식을 따라 하려 하지 말고, 그가 무엇을 배워 시장을 바라보는지 배우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단순히 누군가 정리한 버핏의 투자 이론을 따라 한다면 분명 수박 겉핥기가 될 수밖에 없다. 설사 따라해도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책에서는 그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시장에 잠재된 위험을 대비하고, 훌륭한 사람과 협업하고, 적재적소 자본을 배분하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람들의 심리까지 파악하는지 잘 나와 있다.
최근 이슈인 마이너스 금리, 가상 화폐에 대한 버핏의 생각과 대응도 알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재밌고 재치 있기로 유명한 워런 버핏의 유머와 격언을 모아 직접 볼 수 있다. 짧은 글로 좋은 내용 모두를 담을 수 없어 아쉬울 뿐이다.
버핏과 그의 파트너 찰리 멍거가 남긴 지혜롭고 재치 있는 문장을 보고 싶고, 이 투자 대가의 생각을 직접 따라가보고 싶다면, 조금 어렵더라도 책을 정독하기를 권한다. 버핏이 왜 ‘현인’인지 알게 될 것이고, 훌륭한 배움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